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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당신 마누라, 나의 여편네여!
나의 아버님은 충청도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소학교를 겨우 마치시고 살 길을 찾아 만주로 가셔서 이른 소년시절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대구가 고향이신데 살기가 너무 힘들어 일본 나고야로 광산 일을 떠나게 되셨는데, 거기서 외가식구를 모두 낳고 정착하셨다.
그 덕분에 나의 어머님은 19살 처녀가 될 때까지 나고야에서 자라셨다.
외가댁은 8.15 해방이 되자 꿈에도 그리던 고국을 찾아 귀국하게 되었다.
부산항에 당도한 어머님은 한국말을 몰라 애를 먹기도 하셨는데, 삶의 터전을 잡기도 전에 6.25 전쟁이 터져 피난살이 하시다가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가 서로 알게 되었고 때마침 혼담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요즘은 자유 연애결혼을 많이 하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중매결혼이 대세를 이루었다고 한다. 두 할아버지께서 쑥덕쑥덕 하시더니 일방적으로 혼인날짜가 정해졌고 결혼식 하는 당일 날 나의 아버님과 어머님은 처음으로 상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작 혼인 당사자의 의지는 완전히 배제된 것이다.
아버님은 면사포 사이로 연지곤지 찍은 어머니 얼굴을 처음 본 순간 실망하시고는, ‘이건 아닌데....’ 싶어 첫날밤도 함께 자지 않고 그 다음 날 서울로 도망을 치셨다. 어머님은 아무런 소식도 없이 꼬박 3년 동안 시골구석에서 시집살이를 하셨고 마침내 아버지를 찾아서 담판을 지으려고 비장한 결단을 하셨다. 옷 짜는 삼 줄기를 팔아 몰래 차비를 만들어 주소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셨다. 3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는 그제서야 승복하시고 부부의 인연을 받아 들이셨다.
우리 형제자매 6남매는 이렇게 하여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다는 천정배필(天定配匹)은 나의 부모님께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한다. 어머님께는 이 인생 스토리가 얼마나 사무치는 얘기였던지 나는 몇 번이고 거듭해서 들었다. 한편으론 재미도 있지만 실은 기가 막힌 얘기 아닌가.
그런데 오늘날의 세태는 해도해도 너무한다. 엊그제 법무부 공식 발표가 있었는데, 작년 한 해 동안에 33만 쌍이 결혼을 했는데 일 년이 지나는 동안 11만 쌍이 이혼을 했다고 한다. 도무지 실감이 가지 않는다.
서구 어느 나라에서는 70% 이상이 이혼한다는 통계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어느새 33%에 육박했으니 따라잡을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현대문화는 급속한 세속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이 추방되고 그 대신 세상을 따라 육체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만을 추구하게 되었다(요1서2:16).
그 결과 세상은 자기 욕심과 이익을 따라 분열하고 싸우고 빼앗고 죽인다.
내가 자라난 곳은 작은 시골농촌이었다. 어떤 사건이 생기면 금새 온 동네가 다 알았고, 어느 누가 바람피우고 도망이라도 가면 동네 원로를 모시고 회의까지 열렸다. 우리 동네의 명예에 먹칠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난상토론 끝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표자를 뽑아 파견을 하기도 했다.
여기 드는 비용은 동네 사람들이 십시일반 각출을 해서 충당했다.
오늘 날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웃에 살던 어느 아저씨는 술만 마시면 북어 패듯 아내를 두들겨 팼다.
눈언저리가 밤텡이 마냥 시퍼렇게 부어 오른 채 잡히면 맞아 죽는다며 이리저리 도망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에그 딱한 것! 어찌 저리 맞고 사노. 차라리 멀리 도망가 살면 안되겠나. 자식 불쌍해 도망도 못가지....”
일평생 못되게 굴던 그 남편이 죽었을 때 끝까지 남아 서럽게 울어주던 그 여인은 한 많은 한국 여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숱한 어려움에도 가정을 꿋꿋이 지켰고, 노동 품팔이를 하면서도 자식을 공부시키고 키웠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부부의 연(緣)은 사람이 함부로 나누지 못한다는 하나님 말씀(막10:9)을 비록 알지 못한다 할지라도 대개의 선한 양심은 뭔가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책임지려고 안간 힘을 다 썼던 것이다.
어느 분께서 ‘손풍금’의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는 사람’이라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오셨다. 너무 감동적인 글이라 여기 올려본다.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는 사람)
【결혼식 손님은 부모님 손님이고
장례식 손님은 자녀들의 손님 이라고 합니다.
장례식 손님 대부분은 실상은 고인보다
고인의 가족들과 관계있는 분들입니다.
이렇게 보면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는 사람은
가족들이요 그중에 아내요 남편입니다.
젊을 때 찍은 부부 사진을 보면
대게 아내가 남편 곁에
다가서서 기대어 있습니다.
그런데 늙어서 찍은 부부사진을 보면
남편이 아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젊을 때는 아내가 남편에 기대어 살고
나이가 들면 남편이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를 향해
여보 당신이라고 부릅니다.
여보(如寶)라는 말은 보배와 같다 라는 말이고
당신(堂身)은 내몸과 같다 라는 말입니다.
마누라는 마주보고 누워라의 준말이고
여편네는 옆에 있네 에서 왔다고 합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귀한 보배요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세월이 가면 어릴 적 친구도 이웃들도
친척들도 다 곁을 떠나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아내요 남편이요 자녀들입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사랑해야하는 사람들입니다.】
흔히 물이나 공기에 비유되어 있을 때에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없어 졌을 때에야 후회하는 것들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가족이다.
남편과 아내는 가정의 축을 이루는 대들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나는 지금까지 아내를 ‘여보, 당신, 나의 마누라, 여편네’ 라고 수없이 부르면서 살아왔지만 그 깊은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보석과도 같다는 여보(如寶), 하나님께서 나의 갈비뼈 하나를 취해서 여자를 만들고 나를 돕는 배필로 짝지어 주셨으니 아내는 곧 나의 분신이요 나의 몸과 같다는 당신(堂身), 일평생 내 곁에서 나와 함께 동거동락 하면서 함께 밥 먹고 울고 웃고 마지막 내가 죽을 때에도 내 곁에 남아 나를 위해 울어줄 그 한 사람, 나의 아내 나의 마누라 나의 여편네 아닌가.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 할지라도 갑자기 돈 만원 필요하여 꾸려고 들면 자존심 문제도 있고 멈칫할 수밖에 없지만 아내가 번 돈은 마치 내가 번 돈처럼 당연시 하며 쓰지 않던가. 어떤 얘기도 들어주고 어떤 허물도 덮어주지 않던가.
그런데 어느새 부턴가 아내를 주머니 속에 동전처럼 만만히 여기고, 막 대하고, 큰소리 치고, 걸핏하면 화내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이 바로 나 자신 아닌가.
내게 신학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고 박봉랑 교수님의 간증고백이다.
박 교수님은 은퇴시기가 다 되도록 일평생 단 한 번도 아내에게 큰소리로 말하거나 화를 내거나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내가 누구처럼 잘 나고 많이 배워서가 아니다. 자기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했지만 아내는 배운것이 변변치 못했고 미모도 극히 평범할 뿐이었다. 그저 부모님이 배필로 짝지어 주는 대로 운명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수님은 아내와 맺은 신의를 끝까지 지켰다. 박 교수님은 내게 탁월한 수많은 지식을 전해주셨지만 지금 내 머리에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아내를 진심으로 존재로부터 긍정하셨던 그분의 아름다운 인격과 진실한 고백적 증언 그 하나만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학창시절 그 말을 듣는 그 순간에도 너무 충격적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였었지만 오늘날까지도 나를 부끄럽게 하는 도전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부부의 연을 맺고자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마음과 태도로 되돌아가야 하겠다. 좀 더 진지하고 좀 더 경건한 자세로 예를 갖추고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줄 수 있어야 하겠다. 부부는 무조건 친해야한다.
사랑으로 만나 정으로 이어지고 무한 신뢰로 가려고 노력할 때 하나님께서도 행복한 가정으로 복 주실 것이다.
오늘 밤 늦은 시간일지라도 “여보! 당신 마누라, 나의 여편네여! 우리 따뜻한 차 한 잔 마십시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소. 나는 허물이 정말 많은 사람이니 용서해 주시오. 부족한 나지만 다시 한 번 믿어주시오. 사랑하오!”하면서 따뜻한 포옹이라도 해야겠다.
* 창조주는 특정 종(種)이
다른 모든 종을 지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시103:6,레위기19:33,신23:16)
* 가난한 자를 조롱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주를 멸시하는 자요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는 자는
형벌을 면하지 못할 자니라(잠17:5)
* 주님의 말씀들은 지금 여기서 실천해야할
우리의 책임과 의무이고 하나님의 요청이다(마7:24-27)
* x-ray로 갈비뼈, 심장, 폐를 환히 볼 수 있지만
아직 마음을 볼 수 있는 기계는 없다.
하나님만이 보신다(욥34:21, 잠16:2, 시7:9).
* 자나 깨나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품고 살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마5:1-12 왕상2:16 시20:4).
* 아담은 하와가 오는 것을 보고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 이다 고백 한 것처럼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한 몸을 이루는 신비다.
(창2:23-24 사62:4 마19:6 골3:18-19)
* 결혼과 가정은 남편과 아내가
한 몸을 이루는 하나님의 신비다.
이를 모른 채 평생을 산다면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살았을 뿐
기쁨과 행복이 있는 에덴동산의 의미는 알지 못한다.
(창2:23-24 사62:4 마19:6 골3:18-19)
◆ 말숨 산문집 제7권 \'그대 안해 나의 어여쁜 신부여\'가 출간되었습니다. 제게 문자나 메일로 답신(주소명기) 한번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저는 신앙의 여정 가운데 특별한 의미의 삶과 죽음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어느 교회이든 제게 간증 설교할 기회를
주시면 기꺼이 제 자신을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숨\' 산문집 1권을 구매해 주시면 1권이 사랑의 선물로
전국 교도소, 군, 경찰, 학원, 병원에 님의 이름으로 기증됩니다.
(각권 13,000-20,000원. 전7권. 농협:301037-51-098385.
호산나교회 010-9059-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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